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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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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1. 컬렉션 구성

정정엽 컬렉션은 2019년 정정엽으로부터 수집한 자료 500여 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정엽은 대학을 졸업하던 1985년 미술동인 ‘두렁’에 가입하고 ‘터’ 동인을 결성하면서 미술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두렁’은 민족미술 탐구와 노동 현장에의 참여를 강조하는 단체였고, 이화여대 서양화과 동기생들로 구성된 ‘터’ 동인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미술가의 역할을 고민하는 단체였다. 정정엽의 삶과 예술에서 주요한 두 축을 이루는 한국적 현실에의 참여와 여성미술가의 역할 모색이라는 두 가지 문제의식이 이때 시작되어 격동의 1980년대 말을 거치면서 몇몇의 뚜렷한 단체 활동으로 전개되었다. 두렁, 터, 일손나눔, 갯꽃, 여성미술연구회 등 정정엽이 소속한 단체는 순수미술의 영역에 머물기보다 삶의 현장에서 비롯된 소재를 민속의 양식으로 형상화하여 일상과 노동 현장에 쓰임이 되는 판화, 삽화, 걸개그림, 깃발그림 등을 제작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미술작품 자체보다 미술가들의 토론과 협의, 민속미술 탐구와 제작과정에 중심을 두고 새로운 미술 양식을 만들어내고자 했으며 개인 창작보다는 공동제작, 노동자들의 미술교실, 문화학교 운영에 중점을 두었다. 


MA-03-00004368_1987년 제2회 《터》 그룹전에 찾아온 여성미술연구회 회원들의 단체사진_001     MA-06-00004311_1988년 제2회 《여성과 현실》전 포스터_001

MA-03-00004368_1987년 제2회 《터》 그룹전에 찾아온 여성미술연구회 회원들의 단체사진, 12.5x9cm
MA-06-00004311_1988년 제2회 《여성과 현실》전 포스터, 44.5x62cm


이러한 단체활동으로 한국 사회와 미술의 민주화를 실현하려는 과제는 1990년대 들어 정치 사회적 분위기의 전환으로 급격히 추진력을 잃으면서 주요 단체들의 활동은 소강상태에 머물거나 해산의 수순을 밟았다. 이에 정정엽은 1990년대 전반 단체활동에서 벗어나 개인 회화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전반에 집중적으로 제작한 회화로 1995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정정엽은 팥, 곡식, 나물, 동식물, 여성 인물 등을 주제로 꾸준히 회화를 발전시키는 한편, 뜻을 같이하는 동료들과 여성미술가 그룹을 결성하거나 몇몇 단체와 협업하는 공동창작 및 미술 밖 사회참여적 활동을 병행했다. 작업 방식 면에서도 개인 회화를 개인전과 단체전 등 전시에 꾸준히 발표하는 한편, 주변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설치, 퍼포먼스, 관객참여형 프로그램, 웹아트, 삽화, 영상 등 전통적인 미술의 경계를 넘는 탈 장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이 특징이다. 


MA-01-00004017_1995년 정정엽 첫 개인전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 도록_001     MA-06-00004098_2000년 정정엽 개인전 《봇물》 엽서_001
MA-01-00004017_1995년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 도록, 19x26cm
MA-06-00004098_2000년 《봇물》 엽서, 18x12cm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가로서 정정엽의 활동 방식은 개인전과 단체활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전환되었으나 미술가의 사회적 참여와 여성미술의 모색이라는 두 가지 문제의식은 이후로도 정정엽의 삶과 예술에서 주요한 양대 축을 이루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술과 일상의 경계를 허물고 개인 창작보다 공동제작에 힘쓰던 1980년대의 방식은 1990년대 이후에도 정정엽의 삶과 예술로 이어져, 정정엽은 개인 창작으로 단체활동의 경로를 확보하는가 하면 단체활동으로 개인 창작의 에너지를 얻으며 삶과 예술, 개인과 집단, 미술과 사회, 노동과 창작, 순수와 실천을 병행하며 활동하고 있다.

2. 컬렉션의 분류기준

이와 같은 정정엽의 활동은 컬렉션의 구성과 계층 분류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579건의 수집자료는 ‘참여 전시 자료’, ‘활동 자료’, 그 밖의 ‘개인 기록', 세 시리즈로 구분하고, 세 시리즈는 각각 2, 3개의 하위 시리즈로 구분할 수 있다. ‘참여 전시 자료’의 경우 개인전과 단체전의 하위 시리즈로 분류하며, ‘활동 자료’의 경우 개인 활동과 단체 활동, 삽화의 하위 시리즈로 분류하여 살펴볼 수 있다. ‘개인 기록’에는 전시나 단체 활동으로 구분되지 않는 작가의 여행노트나 스크랩 등을 분류했다. 

  
MA-02-00004144_1983년  미술동인 두렁 그림책 제1집 『산 그림』_001     MA-02-00004267_1990년 두렁 재건을 위한 모임의 두렁 작품평가 _001     MA-02-00004234_1994년 여성미술연구회 회의록_001
MA-02-00004144_1983년 미술동인 두렁 그림책 제1집 『산 그림』, 19x26cm
MA-02-00004267_1990년 두렁 재건을 위한 모임의 두렁 작품평가, 19x26cm
MA-02-00004234_1994년 여성미술연구회 회의록, 19x26cm


두렁의 민중미술과 여성미술연구회의 여성미술은 정정엽 컬렉션을 구성하는 두 축이며, 작업 방식 면에서 개인과 단체를 오가며 혹은 병행하며 활동한 것이 정정엽 컬렉션의 계층분류 기준이 된다. 정정엽이 개인 창작과 단체활동, 두 영역을 넘나들며 병행하고 있기에, 자료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나 작가가 개인으로 진행하고 참여하는 미술전과 미술 밖 단체활동, 즉 여러 주변인과 협업하거나 상당 기간 단체활동으로 전시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참여전시자료’와 ‘활동자료’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단체전의 경우 주최 측의 초대로 작품만 출품하는 경우로 한정했으며, 단체활동은 미술 밖 단체활동이나 소속 단체 및 동료, 주변인과의 정기 회합과 모임, 전시 전후의 협업을 전제로 이루어진 전시를 포함했다.

정정엽 컬렉션은 작가가 개인적인 회화를 일구어 가는 과정과 시기별 변천을 살필 수 있는 기록물이며, 또한 두렁과 여미연, 갯꽃과 인미협 등 인천지역 활동, 입김 그룹 등의 문서, 사진, 도록, 신문스크랩 등을 포함하고 있어 1980년대 말 이래 민중미술과 여성미술의 주요한 흐름과 전개를 살필 수 있다. 또한 작가가 미술과 미술 밖의 사회적 현실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개인의 예술과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과정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
 

글 | 권영진 (미술사학자)

편집 | 김호정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학예연구사)
교정 교열 | 강유미 Copy Editing: Yumi Kan

쉬운 글 해설

정정엽 컬렉션*은 2019년에 정정엽으로부터 받은 자료 579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정엽의 활동은 한국 현실에 대한 참여와 여성미술가로서의 역할이라는 2가지 축으로 이루어집니다. 정정엽은 1985년에 대학을 졸업하면서 미술동인 ‘두렁’에 가입하고, ‘터’ 동인을 만들면서 미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말, 한국의 정치 상황 속에서 정정엽이 소속되어 활동했던 단체들은 판화, 삽화, 걸개그림, 깃발그림 등 일상생활과 노동 현장에 필요한 작품을 주로 제작했습니다. 순수미술의 영역을 넘어 미술가들의 토론과 협의를 통한 공동제작, 민속미술 탐구, 노동자를 위한 미술교실과 문화학교 운영에 집중했습니다.

1990년대 초, 한국의 정치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이러한 단체활동들은 추진력을 잃었습니다. 이로 인해 정정엽은 개인 회화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합니다. 1995년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정정엽은 팥, 곡식, 나물, 동식물, 여성 등을 주제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또 여성미술가 단체와 협업해 설치, 영상, 웹아트, 퍼포먼스, 관객참여형 프로그램 등 전통적인 미술의 경계를 넘는 활동도 함께 이어갑니다.

정정엽 컬렉션은 ‘참여 전시 자료’, ‘활동 자료’, ‘개인 기록’ 이렇게 3개의 시리즈**로 구분됩니다. 참여 전시 자료는 하위 시리즈인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활동 자료는 ‘개인활동’과 ‘단체활동’, ‘삽화’로 다시 구분됩니다. 정정엽 컬렉션을 통해 작가의 회화 작업이 시기별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동시에 1980년대 말부터 작가가 참여해 온 민중미술과 여성미술이 어떻게 전개되어 나갔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쉬운 글 해설 | 반재윤 (소소한소통)

*컬렉션: 예술자료의 가장 큰 단위.
**시리즈: 예술자료의 한 단위로서 컬렉션 바로 밑에 있는 단위.

계층구조

  • [C] 정정엽 컬렉션

    • 열림

      [S] 참여 전시 자료

      • 열림

        [SS] 개인전

        • [F]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1995)

        • [F] 《정정엽》(1998)

        • [F] 《봇물》(2000)

        • [F] 《낯선 생명, 그 생명의 두께》(2001)

        • [F] 《정정엽》(2002)

        • [F] 《멸종》(2006)

        • [F] 《지워지다》(2006)

        • [F] 《Red Bean》(2009)

        • [F] 《얼굴풍경》(2009)

        • [F] 《Off Bean》(2011)

        • [F] 《창》(2013)

        • [F] 《벌레》(2016)

        • [F] 《49개의 거울》(2017)

        • [F] 《아무데서나 발생하는 별》(2017)

        • [F] 《콩 그리고 위대한 촛불》(2017)

        • [F] 《나의 작업실 변천사》(2018)

      • [SS] 단체전

    • 열림

      [S] 활동 자료

      • 열림

        [SS] 단체활동

        • [F] 터

        • [F] 두렁

        • [F] 여성미술연구회

        • [F] 입김

        • [F] 인천지역미술

        • [F] 핵몽

        • [F] 쓰개치마 퍼포먼스

        • [F] 오아시스 프로젝트

      • 열림

        [SS] 개인활동

        • [F] 출판물 및 홍보물

        • [F] 평론 및 기고문

      • 열림

        [SS] 삽화

        • [F] 『이프』

    • 열림

      [S] 개인 기록

      • [F] 여행노트

      • [F] 작가노트

      • [F] 스크랩

      • [F] 도서간행물

관련 전거 정보

MA-03-00004375

정정엽(1961- )은 작가이자 여성으로서 삶의 영역에서 직접 겪어내고 체감하는 것을 작업으로 연결하며 자존적인 미술 활동을 이어왔다. 1985년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며 동문 5인과 함께 그룹 ‘터’를 창립하고 ‘두렁’에 가입하면서 현실 참여적 미술 활동을 시작했다. 1987년부터 1994년까지 여성미술연구회의 총 8회의 연례전 《여성과 현실전》에 참여했고, 1990년대 후반 8인의 여성미술가와 그룹 ‘입김’을 결성하며 《집사람의 집》(2000, 보다갤러리), 《입김—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2000, 문화관광부 기획공모 프로젝트), 《우리 안의 여신》(2001, 여성미술 캠프) 등 다수의 단체 전시와 공동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했다. 또한 1995년 개인전 《생명을 아우르는 살림》(1995, 21세기 화랑)을 시작으로 《봇물》(2000, 인사미술공간), 《낯선 생명, 그 생명의 두께》(2001, 신세계갤러리), 《Red Bean》(2009, 갤러리 스케이프), 《나의 작업실 변천사 1985-2017》(2018, 이상원미술관) 등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2018년 제4회 고암미술상과 2020년 양성평등문화인상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